영화 '블릿 트레인'(Bullet Train)은 일본의 소설가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인 '마리아 비틀'을 원작으로 한 미국영화다. 감독은 데이비드 리치로 '노바디', '분노의 질주 홉스&쇼', '존 윅 3'등을 연출했다. 제목인 '불릿 트레인'은 '총알처럼 빠른 기차'라는 의미로 작품의 무대가 되는 곳으로 이해하면 된다. 출연 배우로는 브래드 피트(레이디 버그 역), 조이 킹(프린스 역), 아론 테일러(텐저린 역),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레몬 역) 등이다. 2022년 8월 말에 개봉했으며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다. 러닝 타임은 126분으로 중간중간 약간 정체된 구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스피디하게 전개된다.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 사고들을 다루고 있는데 얼핏 킬빌 분위기가 풍긴다. 개인적으로 2시간이 훌쩍 지나갔던 것 같다. 그만큼 재미있었다.
승차는 자유, 하차는 불가
먼저 영화 '불릿 트레인'은 미션 수행을 위해 탈출이 불가능한 초고속 열차에 탑승한 언러키 가이 '레이디 버그'와 고스펙 킬러들의 피 튀기는 전쟁을 담은 간단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운이 없기로 유명한 킬러 레이디 버그가 미션 중개인으로부터 초고속 열차에 탑승해 의문의 서류 가방을 가져오라는 의뢰를 받게 되면서 시작한다. 열차에 탑승한 레이디 버그는 생각보다 쉽게 미션을 완수한 후 다음 역에서 내리려고 하지만, 그 순간 본격적으로 열차에 탑승한 다른 킬러들과 마주하게 되고 여기에서 예상치 못한 일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심리 상담을 받으며 마음의 평화를 지키려고 하는 레이디 버그도 어색하지만,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쌍둥이라고 주장하는 레몬과 탠저린, 순수한 소녀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이름부터가 모순적인 프린스 등이 그들이다. 이야기는 달리는 초고속 열차처럼 때로는 속도감 있고, 또 때로는 화끈하게 이어진다. 미션을 위해 찾은 서류 가방을 지키려고 하지만 열차에서 내리지 못한 레이디 버그의 고군분투가 처절하게 펼쳐진다.
저마다의 목적으로 한 기차에 올라타다
영화를 보고 나서 놀랐던 점들 중 하나는 바로 이야기가 탄탄하고 완벽하게 짜여 있었던 것이다. 레이디 버그는 물론이고 총 9명의 킬러들까지 모든 캐릭터들을 놓치지 않으면서 그들의 서서와 관계들을 촘촘히 구성해 주어서 좋았다. 주요 등장인물들 수에 비해 짧다면 짧은 러닝타임 내에 많은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매듭을 부드럽게 연결시켜 줄 수 있었던 덕분에 굉장히 몰입하며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모든 캐릭터는 각자의 특징과 스타일, 그리고 개성이 존재했다. 운이 나쁘다고 하지만 또 반대로 생각해 보면 운이 좋은 레이디 버그부터, 겉과 속이 달라 보여도 쌍둥이 형제인 레몬과 텐저린,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예측이 가질 않는 프린스와 자신만의 사연을 지닌 울프까지, 불릿 트레인에 탑승한 사연도 다 다르고, 그 안에서 행하는 행동도 모두 다르기에 각양각색의 다채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수많은 캐릭터들을 어떻게 설명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컸었다. 많은 킬러들이 등장하지만 생각 외로 모든 캐릭터의 비중이 적절했고, 초고속 열차 안에서 자기 만의 사연을 잘 풀어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각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한몫한 것 같다.
쉬지 않고 휘몰아치는 액션, 또 액션!
역시 액션은 기대 이상이었다. '데드풀 2'와 '존 윅'의 데이비드 리치 감독의 작품답게 작품 특유의 액션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 있어서 좋았다. 특히 상대와 1대 1로 맞붙는 장면은 다른 액션 작품들이 생각날 정도로 타격감 있고 리얼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높은 완성도를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생각보다 그 액션들을 담아내는 카메라 연출이 너무 스타일리시해서 이전 영화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꼈다. 나이는 조금 들었지만 '브래드 피트'표 액션은 명불허전이었다. 특히 영화 중반 '울프'와의 1대 1 결투 장면은 예전 한창때의 그 느낌 그대로여서 감개가 무량했다. 공간이 한정된 초고속 열차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지만 스케일이 엄청났다. 기차 탈선 장면부터 열차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요소는 다 넣은 느낌이다. 한두 군데 빼고는 눈 돌릴 데를 찾을 수 없었다.
분명 액션 영화이긴 하지만 보는 내내 많이 웃기도 했다. 말과 행동이 다른 레이디 버그부터, 완벽한 티키타카를 보여주는 레몬과 탠저린의 조합, 그리고 겉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 프린스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모두 자기만의 고유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빠르고 화려한 액션 사이사이에 깨알 같은 유머가 숨어 있다. 마지막 목소리로만 출연했던 미션 중개인이 알고 보니 '산드라 블록'이었다는 점도 재밌었다. 보는 사람에 따라 황당무계한 장면들도 많이 있지만, 보는 재미만은 확실하다. 화려한 액션과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만족할 것 같다.
'영상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 이퀄라이저, 잠자는 사자를 깨우다. (0) | 2023.01.11 |
---|---|
한산 리덕스, 감독판의 진수 (0) | 2023.01.10 |
페일 블루 아이, The Pale Blue Eye (0) | 2023.01.09 |
공조 2: 인터내셔날 (2022), 이제는 남한, 북한, 미국이다! (0) | 2023.01.08 |
헤어질 결심, 의심과 관심 그리고 난 다음에는 (0) | 2023.01.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