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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리뷰

페일 블루 아이, The Pale Blue Eye

by 눈큰연어 2023.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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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년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에서 한 생도가 끔찍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이에 학교장은 퇴직한 형사 오거스터스(크리스천 베일 분)에게 은밀히 사건 조사를 의뢰한다. 오거스터스는 뛰어난 능력으로 사망한 생도가 살해된 것을 밝혀내지만 수사가 계속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래서 웨스트포인트의 생도이자 시인인 에드거 앨런 포(해리 멜링 분)의 도움을 받게 된다. 영화 '페일 블루 아이'는 극장에서는 미개봉되고 현재 넷플릭스에서 서비스 중이다. 믿고 보는 배우 크리스천 베일의 지치고 허무한 표정 연기도 압권이었고, 수다스러운 괴짜이자 웨스트포인트와 일견 어울리지 않는 에드거 앨런 포 역의 해리 멜링의 연기도 즐거움을 주었다. 이 외에도 질리언 앤더슨, 샤를로트 갱스부르, 토비 존스, 로버트 듀발, 사이언 맥버니 등 연기파 배우들부터 아티머스 마퀴스 역에는 미드 '인더스트리'의 해리 로티, 리아 마퀴스 역에 '보헤미안 랩소디'의 루시 보인턴까지 젊은 배우들도 눈에 띄었다. 범죄, 미스터리 장르로서 2023년 1월 5일에 공개되었다. 러닝타임은 128분으로 스콧 쿠퍼가 메가폰을 잡았다. 

페일 블루 아이 (The Pale Blue Eye)

죽은 웨스트포인트 생도와 사라진 심장

영화 '페일 블루 아이'는 1830년 뉴욕주 허드슨밸리에서 시작된다. 한때는 전설적인 형사였지만 지금은 은퇴한 주인공 랜더(크리스천 베일 분)는 미 육군 사관학교의 히치콕 대위로부터 사건 수사를 의뢰받게 된다. 웨스트포인트의 생도 중 한 명인 프라이가 목을 매달아 죽은 채 발견되었는데, 누군가 시체 안치실에 들어가 프라이의 심장을 꺼내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건 내용을 전해 듣고 바로 조사에 들어간 주인공은 먼저 죽은 프라이의 시신을 살펴본 결과, 몸 곳곳에 보이는 상처를 통해 프라이가 격렬하게 저항했고, 밧줄을 목에서 빼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이때 프라이의 사후 경직된 손 안에서 작은 편지 조각을 발견하게 된다. 중요한 단서임이 분명했지만 사건을 풀어나가기에는 다른 단서가 부족한 상황에서 생도 중 한 명이 범인이라고 생각한 랜더는 다른 곳에서 답을 찾기 위해 사건을 독특한 관점에서 바라보던 에드거와 함께 조사를 진행한다.

독특한 구성, 1막과 3막 사이

영화 '페일 블루 아이'는 크게 3막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사건이 일어나고 주인공이 수사를 시작하는 부분이 1막이라면,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부분이 2막 그리고 감춰져 있던 모든 진실이 밝혀지는 3막까지 각각의 부분이 명확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갈릴 수 있겠지만, 1막부터 2막 초반까지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졌었다. 물론 크리스천 베일과 해리 멜링의 훌륭한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지만 스피드가 너무 떨어지고 전체적으로 정적인 분위기여서 개인에 따라 몰입도가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고 모든 진실이 밝혀지는 2막 중반부터 3막은 정말 흥미로웠다. 특히 3막이 제대로 이해되기 위해서는 1막이 필수적인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후반부가 정말 재미있기 때문에 밑거름이 되는 1막은 지루하더라도 꼭 감상하길 바란다. 

크리스찬 베일의 또 다른 발견, 그리고 해리 멜링

'페일 블루 아이'에서 크리스찬 베일은 랜더 역을, '해리 포터' 시리즈와 '퀸스 캠빗'을 통해 유명해진 해리 멜링은 랜더의 조력자인 에드거 앨런 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실 크리스찬 베일은 말이 필요 없는, 할리우드에서도 압도적인 연기력을 가진 배우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정적인 인물을 맡아 차분하면서도 깊이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그런 만큼 크리스천 베일에게 밀리지 않았던 해리 멜링의 존재감도 무시하지 못할 듯하다. 물론 크리스천 베일이 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반면 해리 멜링은 더 동적인 인물을 소화했기 때문에 더 눈에 띌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그의 연기력은 존재감이 있었다. 특히 크리스천 베일과 대립하는 마지막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 두 배우의 케미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에 대한 본전은 뽑은 것 같다. 

 

전체적인 스산한 분위기가 겨울 날씨와 잘 어우러졌고, 배우들의 캐스팅과 연기는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누가 범인인지 그다지 궁금하지 않게 그려진다는 점과 범인의 정체와 의도가 밝혀지고 난 후와 결말에 이르기까지 약간의 반전이 있긴 했지만 충격적인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루이스 바야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고 하니, 소설을 한 번 읽어볼까 하는 호기심은 생겼었다. 아마 원작의 설정을 따랐겠지만 웨스트포인트 생도였던 에드거 앨런 포를 또 다른 주인공으로 설정한 점은 손뼉 칠 만했다. 전체적으로 볼만한 영화였다. 더 극적인 부분만 신경 썼었다면 더 인상적인 작품이 되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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