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6년 전에 유해진과 현빈 주연의 영화 '공조'를 관람했었다. 작년 말 드디어 후속편인 '공조 2: 인터내셔날'이 개봉했다. 1편도 나름 재미있게 봤던지라 이번 '공조 2: 인터내셔날'도 넷플릭스 서비스 시작된 김에 부푼 마음을 안고 시청했다. 2017년에 개봉한 1편과 비교했을 때 '공조 2: 인터내셔날'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영화 제목의 '인터내셔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남한과 북한의 공조만이 아니라 미국까지 추가된 국제적인 수사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 미국 측 형사는 다니엘 헤니가 맡았다. 현빈과 다니엘 헤니는 프라이드가 엄청 강하고 서로를 기본적으로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반부터 삐걱거리는 설정도 좋았다. 그래도 셋 중 가장 맏형인 유해진이 동생들을 잘 달래면서 인터내셔널 한 공조가 시작된다. 감독은 댄싱퀸,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을 연출한 이석훈이며, 주요 배우로는 유해진, 현빈, 다니엘 헤니, 진선규, 임윤아 등이다. 러닝타임은 129분이지만 개인적으로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넷플릭스와 티빙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남한과 북한, 그리고 미국의 삼각 공조
림철령(현빈 분)은 북한군 출신의 마약 범죄 조직 리더인 장명준을 인계받기 위해 미국에 오게 된다. 장명준을 체포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FBI 요원 잭(다니엘 헤니 분)과 만나 처음부터 티격태격하는 등 서로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지만, 어찌 됐든 장명준을 북한으로 데리고 갈 수 있었다. 그러나 공항으로 가던 도중 습격을 받아 장명준을 놓쳐 버리게 된다. 이후 북한으로 돌아간 철령은 장명준이 남한에 숨어들었다는 사실을 듣고 오랜만에 강진태 형사(유해진 분)와 재회해 두 번째 공조 수사를 벌인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장명준의 소식을 들은 FBI 잭 역시도 한국으로 들어와 우여곡절 끝에 세 사람, 남북미 삼 국간의 공조가 시작된다. 처음의 포인트는 아무래도 이전에 동판 사건으로 공조를 진행했었던 철령과 진태가 다시 뭉쳤다는 것이다. 그 사이 진태는 좌천되다시피 했기에 철령과의 공조가 제법 반가웠을 법하다. 이번 일만 잘 해내면 사이버수사대에서 다시 광역수사대로 옮길 수 있었으니 말이다. 공조를 한다고 해서 서로가 가진 패를 모두 까지 않았던 것은 당연했다. 철령은 진태에게 형이라 부르며 살갑게 굴지만 북한에서 내려올 때 지시받은 일을 모두 말할 수는 없었고, 진태 역시 공을 세우기 위해 철령에게 모든 걸 말하지 않았다. 장명준을 잡겠다는 공통의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됐는데, 여기에 FBI 요원 잭까지 합류하는 바람에 상황은 더욱 복잡해져만 간다.
공조 2, 액션과 코믹이 적절하게
영화가 시작된 뉴욕 장면에서부터 액션의 스케일이 전편보다 커진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차가 뒤집히고 폭발하는 장면에 이어 총격 장면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여기에서 현빈의 멋진 액션을 감상할 수 있는데 영화가 흘러가는 내내 단연 빛을 발하는 느낌이어다. 이후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삼각 공조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폭발과 추격전, 총격 액션을 비롯해 타격감이 느껴지는 액션까지 다양하게 선보였다. 주연 배우들인 진태와 철령 그리고 잭의 액션이 각기 다른 느낌이어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액션의 긴장감이 더해갔다. 액션만 강조 됐다면 그저 그런 영화였겠지만, 액션 장면 중간중간에 깨알 같은 유머 코드가 있어서 재미를 유발했다. 철령바라기 민영(임윤아 분)의 푼수 같은 호들갑은 귀여웠고 거기에 잭의 등장과 함께 삼각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상황도 재미있었다. 그런가 하면 진태의 아내 소연도 평상시 무서운 아내 역할에서 때때로 현실적인 웃음을 주는 상황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공조 2, 성스러운 비주얼의 환상적인 조화
일단 공조 2에서는 액션 스케일이 전편에 비해 많이 업그레이드되었다. 뉴욕(물론 한국에 있는 세트장이라고는 하지만)과 서울 도심의 여기저기를 누비며 대규모 폭발과 총격장면 등 화려한 액션으로 보는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1편에서 북에서 처음 남으로 넘어온 까칠하고 앞뒤가 꽉 막힌 철령은 이미 기태와 진한 우정을 나누기도 했고, 한번 경험을 해서인지 한층 여유 있는 남한 적응기를 보여준다. 기태의 가족에게도 마음을 열었는지 사고뭉치 삼촌 같은 모습도 깨알 같은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1편에서는 유해진이 코미디를, 현빈이 액션을 담당했다면 이번 2편에서는 유해진, 현빈, 다니엘 헤니 모두가 코미디와 액션을 오가는 모습을 보여줘 한층 볼거리가 많았던 것 같다. 여기에 이제는 배우라는 타이틀이 더 잘 맞는 임윤아가 윤활유 역할을 너무 잘해줘서 긴장이 풀어지는 지점을 잘 커버해준 것 같다. 사실 전편에서는 그리 비중이 크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편이 굉장히 오락적인 요소로 흥행을 이끌어 냈으나 개연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비판이 없지는 않았는데, '공조 2: 인터내셔날'은 그 점을 보완하려 노력을 많이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영화 태생적으로 1편, 2편이 유사한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던 점이 옥에 티인 것 같다.
형만 한 아우 없다고 하지만 정말 요즘은 다른 것 같다. 전작이 왜 흥행에 성공 또는 실패했는지, 무엇이 장점이고 무엇이 약점인지 철저히 분석하고 그에 맞게 시나리오를 써 내려가는 것 같다. 최근 대표적인 영화가 1,200만을 넘는 흥행에 성공한 '범죄도시 2'였다. '공조 2: 인터내셔날'도 '범죄도시 2'처럼 전작의 장, 단점을 잘 분석해서 만들고 추석을 겨냥해서 개봉한 영화인 것 같다. 쉬는 날 가족과 함께 보기에 부담 없을 것 같다.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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