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영화는 아니지만 요새도 한 달에 한 번씩 보는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인턴'이다. 2015년도에 개봉한 영화다. 지금은 넷플릭스에서 보고 있는데, 와이프도 그렇고 나도 그 영화를 보면 왠지 포근해지고 힐링이 되는 것 같아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요새는 영어 회화 공부를 위해 미드가 아닌 이 '인턴'을 활용 중이다. 이 영화 '인턴'은 한 마디로 '앤 해서웨이 때문에 보기 시작하다가 로버트 드 니로의 클래식 한 단정함에 빠지게 된 영화'라 할 수 있다. 70대의 은퇴자 로버트 드 니로가 30세 여성 CEO가 있는 패션회사에 인턴사원으로 들어가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부담 없이 풀어낸 영화다. 장르는 코미디, 드라마이며 12세 관람가로 러닝타임은 121분이다. 여성 감독인 낸시 마이어스가 메가폰을 잡았고, 앤 해서웨이(줄스 오스틴 역), 로버트 드 니로(벤 휘태커 역), 르네 루소(피오나 역), 냇 울드(저스틴 역), 아담 드바인(제이슨 역), 앤드류 라넬스(카메론 역) 등이 출연했다. 스피디하게 진행되면서도 너무 튀지 않고 차분하면서도 흥이 나는 영화인 것 같다.
"경험은 절대 늙지 않아요."
70세의 벤은 패션회사의 30대 여성 CEO인 줄스의 비서로 인턴 생활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일거리가 맡겨지지 않아 시간만 허비하던 어느 날, 벤은 줄스의 운전기사가 대기 중에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보게 되고 이를 차마 그냥 넘길 수 없었던 벤은 직접 줄스의 운전기사 노릇을 하게 된다. 의류 공장에 가서 직원에게 직접 포장 방법까지 알려주는 열정적인 그녀의 모습을 보며 회사에 대한 줄스의 애착과 자부심을 알게 된다. 이후 연락이 두절된 운전기사 대신 벤은 그 역할도 담당하게 된다. 줄스를 기다리며 자신을 일을 하는 벤을 보며 줄스는 조금씩 마음의 문이 열리고 벤 역시 줄스의 가족과도 친하게 지내게 된다. 하지만 가뜩이나 벤의 나이가 조심스러운데 주변을 관찰하고 챙기는 그의 모습에 더 부담을 느낀 줄스는 한 직원에게 그를 다른 부서로 옮겨달라고 몰래 지시를 내린다. 새로 온 여성 운전기사의 불안한 운전을 경험한 직후, 줄스는 다시 벤에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벤이 자신에게 꼭 필요하다고 말하며 진심으로 사과한다. 하지만 일에 몰두하다 보니 가정에 소홀해진 줄스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회사를 맡아줄 새로운 CEO를 알아보기 위해 벤과 함께 샌프란시스코로 출장을 가게 된다. 묶고 있던 호텔에 화재 경보로 인한 해프닝을 겪으면서 줄스의 방에서 둘은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옳은 일을 하는 것이 결코 잘못 된것은 아니에요."
벤의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던 영화였다. 원래 믿고 보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라는 영화에서 보였던 모습이 강렬한데, 여기에서는 포근하면서도 주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인물로 분했다. 항상 양복을 갖춰 입고, 클래식한 서류 가방을 가지고 다니고, 집도 정리정돈이 굉장히 잘 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회사 동료들은 벤을 친구나 삼촌으로 느끼며 편하게 대하는 것 같다. 일도 잘하고 인간 관계도 좋고, 여자 친구도 사귀게 되는 벤은 정말 이상적인 캐릭터이다. 코미디라고 해서 무조건 즐거운 장면만 그리지는 않는다. 여성 CEO에 대한 일부 사람들의 편견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린 딸 친구의 엄마들조차도 일하는 여성이자 CEO인 줄스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 물론 벤은 이러한 상황에서 줄스는 유리천장을 깨버린 멋진 여성이라고 변호해주기도 한다. 정말 오랜 회사 생활 동안 진정 성숙해진다면 이렇게 벤 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연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
전체적인 줄거리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고 대부분 그대로 흘러갔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그다지 특별한 게 없어 보이지만 보는 내내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뭘까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벤 휘태커'역의 로버트 드 니로와 '줄스 오스틴' 역을 맡은 앤 해서웨이, 두 주연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이 차가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정말 어색함이 없이 현실 그대로를 보여주는 듯해서 영화에 더욱 깊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로버트 드 니로의 세대를 아우르는 연기는 어느덧 직장 생활도 30년이 다 되가는 나에게도 정말 귀감이 되는 것 같다. 정말 일품이었다. 그리고 여성 CEO임에도 가정에서 고군분투하는 워킹맘 역할까지 보여준 앤 해서웨이의 연기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40년간 일을 하다가 은퇴한 노인 벤과 현대적이고 트렌디한 여성 CEO 줄스를 통해 세대 간의 장점과 부족한 점, 그리고 같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되는 영화인 것 같다. 고령화 사회라는 시대적인 배경을 영화에 잘 반영하여 현실감 있게 그려냈고, 나이 든 사람들이 더 이상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라 충분히 제 몫을 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한 것 같다. 직장인이라면, 은퇴를 앞두었다면, 은퇴했다면, CEO라면, 한 번쯤은 봐야 할 영화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배울 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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