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40대 중년에게 '정무문'이란 많은 영화배우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소룡, 성룡 등이 그들인데, 그들 못지않은 비중을 가진 액션 배우가 바로 견자단이다. 넷플릭스에서 검색 중, 10년도 더 전에 개봉했지만 영화 제목 밑에 '견자단'이라는 이름이 뜨자마자 바로 시청하기를 눌렀다. '정무문: 100대 1의 전설'의 장르는 액션이다. 유위강 감독에 견자단, 서기, 황추생 등이 출연했다. 2011년에 개봉했고, 러닝타임은 103분이다. 너무 중국색이 강해서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도 많다. 일제 시대 중국인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영화임이 너무도 분명하다. 하지만 그저 견자단의 액션만 집중하면 그리 지루한 시간을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이소룡의 인생작이라 할 만한 영화인 '정무문'이 견자단을 통해 다시 부활했고 엽문의 주인공이었던 그를 통해 절제되었으면서도 화려한 액션을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지금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이소룡의 정무문이 아닌 견자단의 정무문
'정무문'의 계승자인 '진진'(견자단 분)은 스승을 죽인 일본의 무술 고수였던 치카라이시 츠요시에게 복수하기 위해 홍구도장에 난입하게 되고 이 사건으로 상해 전역이 뒤숭숭해지자 이내 종적을 감춘다. 노동참천군 15만 명과 함께 세계 대전의 프랑스 전선에 파병된 그는 맨몸으로 독일군에게 맞서지만 그를 포함한 전우들은 모두 전사자로 기록된다. 7년 후 상해로 몰래 돌아온 그는 젊은 실업가 '기천원'으로 신분을 속이고 '카사블랑카'라는 클럽에 잠입해 이중생활을 하게 된다. 이 카가블랑카의 사장이자 상해에서 유력자 중의 한 명으로 손꼽히는 '유우천'(황추생 분)은 인맥 또한 넓은 사업가지만 속으로는 일본의 중국 침략을 반대하는 인물이었다. 진진을 클럽의 새로운 동업자로 받아들인 그는 연인이자 클럽의 무희인 '키키'(서기 분)를 진진에게 양보하게 되고, 원래 '유미'라는 일본군 장교로 행세하며 오랫동안 나이트클럽에 매복해 비밀 정보를 캐냈던 키키는 차츰 진진을 연모하게 된다. 진진은 밤이 되면 신문기자, 학생, 귀국 노동자 등으로 구성된 지하 반일조직의 일원으로 일본군 암살집단과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이고, 투장 과정에서 애국인사는 물론 프랑스 전선에서 생사를 함께했던 형제들까지 희생된다. 좌절을 거듭하던 진진과 반일 조직은 일본 암살조직의 본거지를 무너뜨리려 하지만, 거꾸로 비밀리에 끌려가 고문당하기까지 한다. 이후 회복된 진진은 최후의 결투를 위해 홍구도장으로 향한다.
정무문, 견자단, 천산흑협
영화 '정무문: 100대 1의 전설'의 시대적 배경은 1920년대로, 일본과 서구열강들이 중국 상해를 분할 점거하던 시기였다. 영화는 당시 조국(중국)의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중국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진은 허구상 인물로 알고 있다. 즉, 중국인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탄생한 영웅으로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영화에서 정무문의 후계자인 진진은 독립운동의 선봉장으로 나서게 된다. 바로 사교클럽인 카사블랑카에서 기천원이라는 신분으로 신분을 숨기며 살아가지만 중국의 독립투사들이 암살 위협에 처하게 되면 가면을 쓰고 나타나 일본의 암살 조직을 처치해서 '천산흑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왠지 우리나라의 '각시탈'을 떠올리게 되는 구성인데 정형화된 하나의 패턴이 아닌가 싶다. '각시탈'에서 이강토(주원 분)는 각시탈을 쓰고 쇠퉁소를 이용해 일본군을 처단한다. 굳이 두 작품의 차이점을 찾다면 우리나라의 각시탈은 의상과 가면까지 우리 백의민족을 상징하듯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준 반면, 천산흑협의 가면과 복장은 특색이 없다는 정도인 것 같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견자단표 액션의 끝은 어디일까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는 것 같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위장 신분을 이용해서 첩보, 추리를 바탕으로 한 항일 활동과 그 와중에 견자단의 시원시원한 액션을 기대했는데 천산흑협으로서의 활약은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암살 조직이 그렇게 타격을 받지만 일본군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최후의 결투를 위한 여러 조각들을 억지로 나열한 느낌이 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견자단'이었다. 허술한 스토리와 개연성 속에서도 견자단의 카리스마는 유일한 빛이었다. 발차기 한 번에 상대가 저 멀리 날아가 문이 부서지고, 명치를 가격하는 소나기 펀치는 언제봐도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견자단으로 시작해서 견자단으로 끝나는 영화다.
사실 중국인들의 항일 운동에는 관심이 없었다. 스토리의 순수성은 오래전의 이소룡의 정무문이 더 나았던 것 같다. 견자단의 액션을 보고 싶은 분들, 시간 때우기용 영화가 필요한 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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