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메리칸 셰프(Chef)'는 나의 Pick이 아닌, 내 짝꿍의 Pick이었다. 추운 겨울밤 삼각김밥을 먹으면서 볼 만한 영화를 찾아보다가 발견했다. 대박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게 이 영화의 실제 모델이 있고 그는 바로 '로이 최'라는 한국인이라고 한다. 2008년 푸드 트럭에서 팔기 시작한 '고기 BBQ'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는데, 이 이야기가 모티브가 됐다고 한다. 실제 로이 최는 영화 제작에도 참여하여, 존 파브로 감독의 요리도 도와주기도 했다. 영화 소개를 하는 다른 게시글에서 얼핏 본 문구가 하나 있는데 바로 '허기질 때 영화 보지 마라'였다. 당시 야식을 먹으면서 봤지만 정말 등장하는 요리들만 봐도 군침이 돌 정도였다. 그리고 푸드 트럭을 타고 마이애미에서 뉴올리언스, 오스틴, LA로 이어지는 여행에서 보는 색다른 풍광도 매력적이었다. 장르는 코미디이나 마음이 따뜻해지고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더스틴 호프만과 스칼렛 요한슨도 볼 수 있다. 15세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14분이다. 감독은 존 파브로이다. 존 파브로는 주인공인 '칼 캐스퍼'역으로 출연도 했다. 그 외 주요 배우들로는 '엠제이 안소니'(퍼시 역), '소피아 베르가라'(이네즈 역), '스칼렛 요한슨'(몰리 역), '더스틴 호프만'(리바 역),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마빈 역) 등이다. 영화 '아이언 맨' 촬영 시 존 파브로는 아이언 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의 비서로 나오지만 이번 영화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반대로 존 파브로를 도와주는 역할로 나온다.
"예술가 놀이는 집에서 해!"
일류 레스토라의 셰프 '칼 캐스퍼'는 레스토랑 오너에게 메뉴 결정권을 빼앗긴 후, 유명 음식평론가의 혹평을 받게 되자 홧김에 트위터로 욕설을 보낸다. 이들의 독기서린 대화들은 온라인 핫이슈로 등극하고 결국 칼은 레스토랑을 그만두게 된다. 일류 요리사임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는, 아내에게마저 버림받게 되는 신세가 된다. 아내는 그를 떠나기 전 칼에게 그가 처음 요리를 시작했던 마이애미에 가보자고 권유하고, 그곳에서 칼은 아들인 퍼시와 부주방장이었던 마틴과 함께 쿠바 샌드위치를 파는 푸드 트럭을 시작한다. 퍼시는 아빠의 트위터에 관련 영상과 위치 정보를 올렸고 소셜 미디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푸드트럭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든다. 쿠바 샌드위치는 대성공이었고 이때 반갑지 않은 손님, 바로 자신의 요리를 혹평했던 음식 평론가 램지 미셀이었다. 그는 칼에게 자신이 하는 일이 비평하는 일이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면 사과한다. 그리고 자신의 땅에 그만의 요리를 하는 레스토랑을 오픈해 보라며 사업 제안을 하게 된다.
"요리로 사람들의 삶을 위로하고, 나도 거기서 힘을 얻어."
엄청 더러운 트럭을 새로 청소하며 밑바닥 일부터 다시 시작한 칼이었지만 요리 솜씨와 요리를 대하는 마음가짐만큼은 최고였다. 우여곡절 끝에 마련한 푸드 트럭으로 쿠바 샌드위치를 판매하면서 그들은 마이애미에서 LA까지 긴 여정을 떠나게 되는데, 그동안 레스토랑에서 바쁘게 요리만 하느라 아들과의 관계가 소원했었는데, 이번 푸드트럭 여행을 통해 둘은 점점 마음을 열어간다. 또한 헤어진 와이프와 재결합하면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게 된다. 영화를 보던 중 명대사가 많이 나오지만, 처음 나락으로 떨어진 칼에게 아내 이네스가 말해준 "당신은 남 아래에서 요리할 때 행복하지 못해"라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라고 조언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오너의 밑에서 자기가 원하는 요리를 하지 못하는 처지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신만의 요리를 맘껏 만들 수 있는 진정한 셰프가 된 것이다. 과연 이렇게 자기 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 수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을 바꾼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
최고의 자리에서 한 순간 인생의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 한 요리사가 결국 요리에 대한 열정 하나로 새롭게 시작하는 스토리가 너무 감동적이고 힐링이 되는 영화이다. 보통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이 아닌 경우에는 상영관 확보조차도 쉽지 않아 관객수 1만을 넘기기도 쉽지 않다고 하는데, 이 영화 '아메리칸 셰프'는 몇 안 되는 극장에서 장기 상영으로 관객수 15만을 넘겼다. 그만큼 유쾌하고 재미있어서 인 것 같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감동과 즐거운 웃음을 원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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