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 리스트(Bucket List)'는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을 말한다. 이를 통해 현재의 삶을 돌아보고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한다는 의미이다. 실은 오래전에 봤던 영화인데, 얼마 전 외장하드 정리하다가 보니 영화가 남아있길래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처음 개봉했을 때 바로 극장에서 봤었고 이후 3년 정도 있다가 다시 봤던 것 같다. 당시 기억으로는 볼 때마다 느낌이 달랐다는 것인데 아마도 나 역시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씩 받아들이는 게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영화 '버킷 리스트'는 2017년 11월에 개봉했다. 장르는 드라마이다. 감독은 로브 라이너, 주요 출연진으로는 잭 니콜슨(에드워드 콜 역), 모건 프리먼(카터 체임버스 역), 션 헤이즈(토마스/매튜 역), 비벌리 토드(버지니아 챔버스 역)이다. 상영 시간은 97분으로 그리 길지 않다. 12세 관람가이다. 영화 볼 때마다 나도 한 번 '버킷 리스트'를 써볼 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가난하지만 한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정비사 '카터'와 자수성가한 백만장자이지만 괴팍한 성격으로 인해 주변에 아무도 없는 사업가 '에드워드', 이 두 사람 모두 병원에서 사망선고를 받고 같은 병실에 입원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공통점이라고는 눈씻고 봐도 없을 것 같은 두 사람의 유일한 공통점은 두 사람 모두 바로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이라는 점과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생을 가졌다는 것이다. 가족을 위해 하고 싶은 공부를 포기하고 생계 전선에서 살아온 카터. 어느 날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던 그에게 에드워드는 함께 모험을 떠나볼 것을 제안하면서 이제껏 열심히만 살아온 자기 자신들에게 바치는 특별한 '버킷 리스트'를 공개하면서 하나씩 실행해 나간다. 돈 많은 친구 덕분에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모두 해보는 카터지만 여행 중간에 가족에게 돌아온다. 결국 서로 간의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가족들의 품에서 임종을 맞이한다. 한편 돈 많은 에드워든 사업 때문에 자신의 딸과 만난 지 오래됐다. 하지만 카터가 가족에게 돌아가기 직전에 건네준 편지를 읽고 그의 간절한 부탁으로 결국 그는 딸과 화해하고 손녀딸과도 인사를 한다. 그러면서 '버킷 리스트' 항목 중의 하나를 완료하게 된다.
눈은 감았지만 가슴은 열린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연기파 배우 두 명이 주인공이다. 바로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그들이다. 믿고 보는 연기 장인인 두 원로 배우의 노년의 우정을 그린 영화라 그 자체로 영화 감상이 즐거웠다. 원래 나이가 든 상태에서 촬영해서인지 더 진정성이 느껴지기도 했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가진 남자, 부자이지만 행복하지 않은 가정을 가진 남자라는 대립 구도는 약간은 식상한 면이 있었다. 가난하다고 모두 행복하고 서로를 위해주고 사랑하는 것도 아닐 뿐더러, 또 돈이 많다고 모든 가정이 삭막하기만 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의 서사를 위한 사소한 설정이라 생각한다. 영화 감상이나 느낀 감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나 같으면 시한부 판정을 받으면 많이 흔들릴 것 같은데 죽음을 앞둔 두 남자의 유쾌하고도 진중한 버킷 리스트 실행 모습을 보면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죽는 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자극적이지 않고 덤덤하게 생각해 볼 기회를 주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영화 속에서 두 남자의 여정을 구성하는 '버킷 리스트'의 의미는, 어떤 의미를 찾고 부여한다기보다는 그냥 지금, 여기에 충실한 것에 대한 기쁨을 누려보자는 메시지를 주는 것 같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무언가를 마무리하고, 의미를 찾아 부여하고, 행하고가 아니라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던 오늘을 즐겁게 보내는 것 그리고 오늘의 즐거움은 내가 살아온 날들이 반영될 것이라는 것이다.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법한 주제이다. 잔잔함과 감동, 그리고 웃음이 있는 영화를 찾는 분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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