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의 팬으로서 처음으로 홈즈의 여동생이 주인공인 영화를 보고 나서 책까지 찾아보게 되었다. 그 영화, 에놀라 홈즈의 후속작이 나왔다. 바로 에놀라 홈즈 2이다. 해리 브래드비어가 메가폰을 잡았다. 개인적으로 1편도 2번을 봤을 정도로 나에게는 재미가 있었고, 낸시 스프링어의 에놀라 홈즈 미스터리 시리즈가 있기 때문에 후속작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기대보다는 약간 늦게 나온 것 같다. 주인공은 1편과 동일하게 밀리 바비 브라운 (에놀라 홈즈 역), 그리고 헨리 카빌이 오빠인 셜록 홈즈로 출연한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고 시간은 129분이다.
저는 에놀라 홈즈라고 해요. 절 기억하는 분도 계시겠죠.
빅토리아 시대, 엄청난 추리 능력을 보유한 세계적인 명탐정 셜록 홈즈에게 여동생이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그리고 그 인물이 관객과 자신의 사이에 놓인 제4의 벽을 넘어 계속해서 말을 걸어온다면? 2020년 이러한 상상이 가미된 스토리텔링과 색다른 연출이 더해진 넷플릭스 영화가 공개되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탐정 본능을 장착하고 홀로 모험을 떠났던 소녀가 2년 만에 새로운 에피소드로 돌아왔다. 이번 에놀라 홈즈 2는 날카로운 추리력과 당찬 의지로 가득한 셜록 홈즈의 막내 여동생 에놀라가 탐정 사무소를 열고 맡게 된 첫 사건을 둘러싼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내심 기다렸기에 주말 저녁에 팝콘과 함께 넷플릭스에 들어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시간 10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이다) 사실 이번에도 추리를 바탕으로 한 두뇌 게임보다는 액션이 가미된 모험에 가깝다. 한 번 액션에 들어가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시청자가 추리할 수 있는 시간은 많이 부족하다.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간다고 처음부터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탐정이 저지르는 첫 번째 실수는 사건이 아니라 사람에게 휘말리는 거야.
전편과 마찬가지로 에놀라 홈즈 2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는 에놀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자신과 엄마, 그리고 가족과 집에 대한 이야기를 건네던 1편처럼 이번에도 탐정 사무소를 열고 겪었던 일들과 함께 자신의 근황을 편안하게 전해주는 에놀라의 모습과 코멘트로 시작된다. 1편에서도 이러한 방식이 참 신선했는데, 다시 봐도 반가웠다. 일단 에놀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전작의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새로운 에피소드가 전개된다. 1편은 에놀라라는 여성이 한 사람으로서, 한 명의 예비 탐정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주를 이룬다. 예상하지 못한 거대한 스케일의 사건, 의도하지 않은 오빠 셜록과의 만남, 더 나아가 전작에서도 함께 부딪혔던 튜크스베리(루이스 패트리지 분)와의 잦은 우연까지 쉴 사이 없이 펼쳐졌었다. 모든 것을 홀로 감당해야만 하는 에놀라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이번에도 에놀라와 주변 사람들의 행동으로 추리를 떠먹여 주는 느낌에 가까운 영화였다. 하지만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동지와 함께라면 넌 네 몫을 더 잘 해낼 수 있어.
이번 에피소드는 실제 영국 성냥 공장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장르가 장르인지라 그리고 주인공인 밀리 바비 브라운의 매력이 한층 돋보이는 영화였던 것 같다. 특히 "앞으로 이야기 중 일부는 사실입니다. 적어도 중요한 부분은 그렇습니다"라고 오프닝 멘트를 띄워주는데, 시대적 배경이 반영된 실화를 바탕으로 스토리가 전개되어 나름 진지하게 즐겼던 것 같다. 무엇보다 '에놀라 홈즈'를 연기한 밀리 바비 브라운이 매력은 이번 후속 편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되었다. 정말 빛이 났다. 세상이 주목할 정도로 유명한 오빠의 걱정과 간섭, 여자들에게 수많은 인기를 모으는 남자 사람 친구의 존재에 머리가 아프더라고 사건에는 열정적이고 자신의 입장 정리도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발랄하고 당찬 연기를 보고 있다면 왠지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에 이어 이 에놀라 홈즈 시리즈도 인생작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에놀라 홈즈 이외에도 엄청난 추리력을 갖춘 탐정으로 출연하는 셜록 홈즈 역의 헨리 카빌 역시 존재감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등장하여 자신이 맡은 사건을 추리해 나가는 모습은 명불허전이었다.
전작의 분위기가 있었기에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긴 했지만, 나에게는 역시나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 좋을 정도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험담에 가까웠던 에놀라 홈즈 2였다. 개인적으로 주말 저녁을 이 영화와 함께 했지만 후회는 없다. 사실 위에서 줄거리를 어느 정도 적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그냥 궁금증을 크게 하기 위해 자제했다. 암울한 실화를 바탕에 깔고 이야기들이 전개되지만 나름대로 흥미로웠던 추리극의 서사가 킬링타임용으로 적당한 것 같다. 엔딩을 보니 왠지 3편이 기대되고 그것은 그것대로 또 색다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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