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속편이자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6번째 작품이다. 단 제작진은 이번 작품이 프랜차이즈 자체의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로 가는 길목이 되는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93년에 시작된 공원 시리즈라는 점을 생각하면 장장 30년에 걸친 대장정의 마무리를 짓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러닝 타임은 147분으로 시리즈 중에서 가장 길다고 한다. 참고로 '도미니언'의 뜻은 '지배'이다. 감독은 콜린 트레보로우이며 크리스 프랫이 랩터 조련사 오웬 역할을 맡았고,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가 그의 여자친구 클레어 역할을 맡았다. 드완다 와이즈는 새로 등장한 인물로 여성 파일럿 카일라 역을 맡았다. 그 외에 나름 비중 있는 역할로 샘 닐이 앨런 그랜트, 로라 던이 앨리 새틀러 그리고 제프 골드블럼이 이안 말콤 박사로 분했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약속해, 내가 반드시 구해올게"
전작 이후에 이어지는 이야기로 공룡과 인간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공룡들의 터전이었던 이슬라 누블라 섬이 파괴된 후, 공룡들이 섬을 벗어나 세상 밖으로 출몰한다. 지상에 함께 존재해서는 안 될 위협적인 생명체인 공룡들의 등장으로 인간들은 인류 역사상 겪어보지 못한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이한다.
한편, 복제인간으로 알려진 메이지(이사벨라 써먼)를 노리는 이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오웬(크리스 프랫)과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살고 있는데, 오웬이 바이오신 소속의 괴한들이 블루의 새끼를 납치하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막으러 나갔다가 메이지 또한 그들에게 납치당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결국 오웬과 클레어는 메이지를 구하기 위해 프랭클린(저스티스 스미스)의 도움을 받아, 세상 밖으로 나간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약 4년 가까이 함께 살아온 메이지가 위험에 처하자, 다시 세상 밖으로 뛰어 나간 오웬과 클레어의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와 동시에 미국 남서부에서 거대한 메뚜기가 등장, 농장들이 초토화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엘리 새틀러(로라 던)가 이를 조사하기 위해 앨런 그랜트(샘 닐)를 만나러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도 함께 펼쳐진다. '쥬라기 월드' 시리즈와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우린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어"
'쥬라기 공원' 시리즈와 '쥬라기 월드'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욕심, 탐욕으로 공룡의 심기를 건드려, 인간이 위험에 빠진다는 설정의 이야기이다. 시대가 바뀌어도 이러한 기본 구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도 그러한 작품 중 하나이다. 세상 밖으로 등장한 공룡으로 돈 좀 만지는 사람이 세상을 어지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부터 전개되는데, 문제는 여기서 공룡보다 더 주요 소재로 다뤄지는 메뚜기가 등장한다.
대부분 '쥬라기 공원'과 '쥬라기 월드' 시리즈를 좋아하는 관객들은 영화의 주요 소재인 공룡을 보는 맛과 그들과 함께 벌이는 액션을 좋아해서 보는 것이 아닐까? 그렇지만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그 과정 속에서 한 기업의 욕심과 욕망을 다뤄내고자, 갑작스럽게 거대한 메뚜기떼를 등장시켜 매력을 퇴색시켰다. 애초에 이 시리즈의 시작이 인간이 공룡을 보고 싶다는 욕심으로 테마 파크를 개장한 것인데도 말이다. 물론 공룡이 등장하긴 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 곳곳에 등장하는 공룡들이 때때로 긴장감을 유발하긴 하지만, 전작들보다 '쥬라기 월드' 시리즈가 가지고 있던 공룡으로 인한 파괴적인 상황의 볼거리가 많이 줄어든 느낌이었다. 시리즈의 끝인데 이런 부분이 더욱 아쉬웠다.
"지금 우리의 선택에 세상의 운명이 걸렸어"
공룡을 볼 수 있도록 그들을 되살려, 테마 파크를 개장했다는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시작은 충분히 흥미로웠다. 하지만 테마 파크의 폐쇄, 해당 테마 파크가 있던 섬의 화산 폭발 조짐으로 인한 사건의 발생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는 다른 영화들에서 다뤄진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는 영화들과 크게 다를 것 없었다. 이걸 굳이 '쥬라기 월드' 시리즈에서 다뤄냈어야 했을까 싶은 메뚜기 떼는 두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애초에 스토리가 위주가 되는 영화가 아닌, 볼거리 위주가 되는 영화라서 인지 넷플릭스 영화로 공개되는 다른 영화들보단 볼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배우들도 괜찮고, 시리즈의 마지막을 다뤄내고 있고, 국내에서 280만 명이 극장에서 관람했고,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의 흥행을 기록해 2022년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은 영화다.
개인적으로 시리즈 영화, 단편만 놓고 말하더라도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적어도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었던 작품이기에 다른 애매한 영화들 볼 바에는 차라리 이 영화가 훨씬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공개 이후에도 계속해서 넷플릭스 인기 순위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이유가 아닐까? 남들이 하지 않은 도전도 좋지만, 때로는 약간 보장된 선택이 좋을 때가 있다.
목적 자체가 오락 영화다 보니 '쥬라기 공원: 도미니언'에 너무 큰 개연성과 서사를 기대하면 안 될 것 같다. 물론 애초에 그런 걸 기대하고 보는 시청자도 없겠지만 말이다. 다만 이번 영화에서는 공룡이라는 중심축을 뒤흔들 만한 거대 메뚜기의 출현으로 인해 집중력이 흔들리다 보니 스토리가 점점 산으로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마무리를 하려고 하다 보니 많이 산만했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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