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연말이다.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를 맞이했고 이럴 때면 생각나는 영화의 장르는 아무래도 따뜻한 감성의 로맨틱 코미디물일 것이다. 2022년 지금 시간에, 옛날 감성의 로맨틱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개봉되었다. 제목에서 바로 느낄 수 있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했다는 게 노골적으로 느껴진다. 어느 정도 결말이 기대되고 뻔하다면 뻔한 스토리 전개이겠지만 여주인공에 바로 린제이 로한이 출현한 거라 또 다른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성 감독인 제닌 다미안의 섬세함과 린제이 로한의 연기력이 합쳐져서 탄생한 '폴링 포 크리스마스' 후기를 아래에서 만나보자.
폴링 포 크리스마스, Falling for Christmas 대략적인 소개
린제이 로한 하면, 2000년대 초 흥행 보증수표였다. 오랜만의 복귀작이라 많은 기대를 했다. 거기에 추억의 배우들이 많이 캐스팅되었고 옛 스타일의 연출로 마치 20년은 더 거슬러 올라간 듯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올드한 연출과 클리셰들로 가득한 스토리라 보는 사람에 따라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향수를 느낄 수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확실히 느낄 수 있다.
'폴링 포 크리스마스'는 호텔 업계의 큰 손인 아버지를 둔 개념 없는 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금이야 옥이야, 온실속의 화초 같은 시에라(린제이 로한)가 바로 여주인공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녀를 걱정한 아버지가 그녀를 자신의 호텔에 이름뿐인 부사장 직함을 만들어주려고 하는데, 시에라는 그것조차 내켜하지 않는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백만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 타드(조지 영)로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은 잘난 부모 만나 호의호식 하는 철없는 커플의 그것이었다. 소셜 미디어에 올리기 위해 멋진 배경의 장소에서 시에라에게 청혼을 하는 타드,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급변하는 날씨를 가진, 외지고 높은 지대에 있던 그들은 쌓여있던 눈이 무너지며 가파른 경사 밑으로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를 당하고 만다. 정신을 잃은 시에라는 다행히 자신의 리조트와 가까운 곳에서 숙박업을 하는 제이크(코드 오버스트리트)에 의해 구조가 된다. 깨어났는데 자신이 누구인지 기억하지 못하는 시에라. 어쩔 수 없이 그녀를 구조한 제이크의 작은 호텔에 가서 머물기로 한다. 가까운 시일 안에 기억이 돌아올 거라 여기고 생판 모르는 남자의 호텔에서 지내자니 뭐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이것저것 호텔 일들을 도우려고 하는데, 그동안 해 보지도 않았던 일들이 잘 될 수가 없는 건 당연했고 이런 자기 자신에게 그녀는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제이크의 어린 딸 애비와도 친해지고 이렇게 제이크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가족의 따뜻함에 대해 너무나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제이크와 그 가족 그리고 작은 호텔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질 즈음 영화의 스토리 전개상 당연하게도 출장을 다녀온 시에라의 아버지는 시에라를 찾게 되고 제이크의 호텔로 찾아온 시에라의 아버지에 의해 시에라는 집으로 돌아가서 사고 직전 청혼했던 타드와 약혼 발표까지 이르게 된다. 결론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단, 크리스마스에 가족끼리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점 그리고 해피엔딩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그 결과를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폴링 포 크리스마스, 연말 분위기 가득!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크리스마스에 떠올릴 수 있는 영상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확실히 눈은 즐거웠던 것 같다. '폴링 포 크리스마스'에서 제이크는 기억을 잃은 시에라의 회복을 돕는다는 핑계로 계속해서 마을 행사에 함께 다니는데, 그 때 나오는 여러 배경들이 너무 아름다웠다. 스키 탈 때의 설원의 풍경, 행사에서 크리스마스용 장신구들의 블링블링함, 같이 영화를 보던 사람은 바로 그 자리에서 영화 촬영지를 검색해 볼 정도로 영상미가 임팩트 있었다. 둘 만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는 매개체이다 보니 필연적이라 할 수 있겠다. 여기에 온실 속의 화초로 자라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시에라의 실수들, 계속해서 사고 치는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 주는 제이크의 모습에 잔잔한 웃음도 지을 수 있었다.
폴링 포 크리스마스, 부족한 2%는?
이야기 자체는 아무래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가볍게 보는 걸 지향하는 작품이어서인지 등장인물 간의 갈등이나 복선은 진지하게 다루어지지 않는다. 특히 극중 여주인공인 시에라가 점차 변해가는 모습은 환경적 요인이 그녀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따른 고찰보다는 그저 로맨스의 완성을 위해 인위적으로 바뀌는 것으로 보여 변화 과정 자체가 그렇게 깊은 울림을 주지는 않았던 것 같다. 기대했던 약간의 티키타카도 없었다. 큰 갈등 구조 없이 쉽게 쉽게 흘러가는 이야기나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구조를 보면 지금의 젊은 영화 팬들에게 올드함을 느낄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비록 올드한 느낌이 있긴 해도 크게 복잡하지 않고, 단선 구조로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시즌용 영화로서는 나쁘지 않은 데다가 무엇보다 아름다운 영상미에 옛날 감성까지 가미되어 개인적으로 나쁘진 않은 영화였다.
대작의 느낌은 분명 아니지만 린제이 로한의 사랑스러움과 크리스마스 시즌의 아름다운 배경을 보다보면 93분의 러닝타임은 쉽게 흘러가는 것 같다. 따뜻한 방에서 가족 또는 연인과 보기에 손색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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